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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니스QUEERNESS와 비인간 존재와 인간 존재의 육체적 구현을 보여주는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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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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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당연히, 극장 팀의 연극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이 2023년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017년 초연된 본 공연은 기본적으로 퀴어니스QUEERNESS와 비인간 존재와 인간 존재의 육체적 구현이라는 의식을 전제로 두고 집필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그것은 기본값으로 작동되었을 뿐이다. 2017년 당시, 남성(으로 보이는) 배우가 어머니를 연기하고, 두 여성(으로 보이는) 배우가 어떤 성별도 떠올릴 수 없는 연기전략을 택함으로써 퀴어, 젠더, 동물 되기를 작동시켰다.  2023년 공연에서는, 그 가치와 원리를 적극적인 극의 요소로 작동시키고자 한다. 불온한 존재들이 타자성의 극단으로서의 동물과 만나고 동물이 되려 한다. 고립, 죽음, 타자성과 퀴어니스가 연결되어 있다.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포스터.jpg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퀴어니스는 어디서 발생되었나.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이리 배우는 이렇게 말한다. “기존의 문법을 삭제한 자리에, 퀴어 정동이 채워지는 여당극의 작업에서 퀴어니스는 설명되는 개념이 아니라, 내세워지고 선언되는 개념이다. 기존의 연극 언어와 문법을 퀴어적으로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해온 여당극의 작업세계의 기본값은 퀴어이다.”


이 극의 모든 존재들은 퀴어이다. 이것은 작가가 설정한 인물들인 동시에, 배우들이 젠더표현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실제 배우의 젠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표현으로서의 이름이 인물 맡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여당극의 인물배치이다. 최순진 배우가 초연 당시 분장실에서 디스코 머리를 땋고 있었고, 그 머리를 하고 엄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고 연출 구자혜는 당연히 수락했다.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젠더와 섹슈얼리티와 나이 그리고 종에 갇히지 않는 배우들의 존재 되기의 주장이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기본값이다. 


 


자연과 환경, 인간과 동물은 구성되는 유동적 개념이다. 무대의 인간 배우가 동물을 연기할 수 있는 것은, 타자인 동물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바른 태도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넘어서는 종種 간의 차이를 돌파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인간 배우는 동물의 행동이나 모습을 모사하거나 재현하지 않고도 주체적 발화자의 말을 전달하는 동물 그 자체로 현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무대이고 연극이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퀴어한 정동情動은 극의 메시지에 다른 방향의 에너지를 부여한다.


여기는 당연히, 극장 팀은 지난 7월 서울변방연극제에서 올라간 <퇴장하는 등장>에서 퀴어의 죽음을 이야기했다. 12살의 토마스는, 자신을 체벌하려는 선생님에게 10대를 더 때리라고 한다. 3년 후에 뺨을 맞을 재스민이 되려하는 찰스를 대신하여 뺨을 맞겠다고 한 것이다. 2021년 에 올라간 <로드킬 인 더 씨어터>(국립극단 제작, 명동예술극장, 구자혜 작, 연출)에서 동물 재현의 윤리 그리고 타자의 고통에 다가가려는 힘을 다루고, 트랜스젠더 프라이드를 전면으로 내세운 <우리는 농담이(아니)야>(성북문화재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이은용 작, 구자혜 연출) 공연을 통해, 여기는 당연히, 극장은 또 다시 모퉁이를 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간을 거쳐, 2017년에 올라간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은 2023년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배우 이리는 구자혜의 희곡에 잠겨 있는 퀴어니스를 발견해냈으며, 여기는 당연히, 극장은 동명의 공연 2012년 <여기는 당연히, 극장>(여기는 당연히, 극장 제작, 구자혜 작, 연출)부터 무대 위에서는 누구나 무엇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나이, 젠더, 종種 없음free의 역할 배치를 시도했다.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에 등장인물 캐롤과 루이스 그리고 델마 혹은 그르토프스키(개)는 가족이다. 어느 날 개가 사라진다. 중학생인 캐롤은 가족이 사라졌기 때문에 학교를 결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교가 인정해주는 결석 사유는 직계 가족의 ‘죽음’뿐이다. 일반적인 이 사회의 관념에서는, 가족이 사라졌다고 자신의 생활을 멈추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캐롤이 학교를 결석하고 사라진 개,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는 학교에 사망진단서를 제출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가족인 개,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를 찾으러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이 개는 사라진 것이지, 죽은 것이 아니다. 캐롤은 가족인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를 찾기 위해 실종전단지를 전봇대에 붙이며 행방을 추적한다. 이 공연은, 타자의 고통을 수치화하며 직계가족만의 죽음만이 결석 사유로 인정되는 이 사회의 관념에 문제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 공연의 태도는 그러한 사회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공연의 기본적인 세계관은 비인간존재인 동물을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 혹은 가족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이 공연에서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라는 개는 ‘개’라는 종種으로 순수하게 존재하며 존중받는다.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은 전회차 음성해설, 자막, 수어통역이 있으며, 수어통역은 총 3인 중 2인이 농인수어통역사이다. 또한 무대 없이, 통로만으로 이루어졌으며, 누구도 모든 것(곳)을 볼 수 없는 객석으로 극장을 채워졌다.


(2023. 8. 26 (토) – 9. (일) 평일 오후 8시 / 주말 오후 4시. 총 8회공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전석 4만원. 문의_010-3543-5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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