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7-27(금)

스스로를 희생자로 포장하는 인간의 이중성과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자들의 폭력을 그린 연극

기존의 무대-객석의 구조가 아닌 ‘전시’를 콘셉트로 하며, 배리어프리로 진행되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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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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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코끼리만보의 연극 ‘잔인하게, 부드럽게’(작 마틴 크림프, 연출 손원정)가 오는 7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잔인하게,부드럽게_포스터.jpg

 

영국의 극작가로 감정을 자제한 대사톤이 특징인 마틴 크림프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냉소적으로 드러내며, 기존의 극형식과 극장의 개념에 대해 질문하고, 오늘 우리의 존재 방식을 냉정하게 돌아볼 것을 요구하는 작가이다. 

이러한 크림프의 작품 중 연극 <잔인하게, 부드럽게>는 그리스 비극인 소포클래스의 <트라키스 여인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가장 드라마적이고 전통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정치, 미디어, 역사, 철학, 성문제 등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첨에하고 파고드는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배경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던 이라크 전쟁이다. 

장군의 아내인 아멜리아는 아프리카 전쟁에서 벌어진 대테러 전쟁을 이끌기 위해 멀리 떨어져있는 남편의 생사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전쟁에서 장군이 승리를 거두었다는 소식에 이어 장관이 젊고 아름다운 소녀 레일라와 그녀의 남동생을 데리고 온다. 그들이 장군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생존자라고 소개하고, 아멜리아가 얼떨결에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난 가해자가 아니라 제물이야.”

스스로를 희생자로 포장하는 인간의 이중성과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자들의 폭력


마틴 크림프는 ‘운명과 복수’를 명제로 한 소포클래스의 원작 <트라키스 여인들>을 정치적 위선과 감정적인 테러리즘이 난무하는 현대사회로 옮겨놓았다.  소포클래스의 원작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들이 행복을 파괴하는 신을 저주하지만, 마틴 크림프의 희곡에서는 인간이 다른 이들을 파괴하는 존재이다. ‘정의’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자행하는 권력자들의 폭력과, 극단적으로 치닫는 폭력의 풍경을 냉정한 시선으로 보여줌으로써, 스스로를 희생자이자 제물로 포장하는 현대 인간의 허위를 광기의 지경으로까지 끌어와 우리의 오늘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이 작품을 직접 번역한 손원정 연출은 “친절하지는 않아도 강력한 힘이 있는 작품이라 그냥 묻어두기 아까웠다. 저는 동시대성보다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캐릭터의 보편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해자가 되었다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뒤바뀌는 이중성을 가진 인물들의 면모를 보며 관객들이 싫지만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손원정 연출가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철저히 자기 욕망과 필요에만 몰두하고 그 안에 갇혀서 미쳐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광기의 전시’라는 개념을 두고 있다. 


또한 전형적인 무대-객석의 구조를 벗어나 ‘전시’라는 콘셉트 아래에서 헐벗은 무대, 불안하고 위태로운 무대, 연민 없는 빛을 그릴 예정이다. 객석을 양 사이에 둔 무대 위의 배우들은 반대로 철저하게 인물의 정당성을 찾는 것을 주된 숙제로 삼게 될 것이다. 

 

어쩌면 조금은 낯선 공간에서, 낯선 감각으로 만나는 연극을 통해 도대체 잘 모르겠는 지금의 우리를 질문하는 것, 그렇기에 극단 코끼리만보가 가진 색과의 합이 더욱 궁금해지는 연극 <잔인하게, 부드럽게>.


이 작품에는 이영주, 윤현길, 최희진, 문성복, 조성현, 최지혜, 베튤(ZUNBUL BETUL), 이송아(LI SIYA), 강연주 등이 출연하며, 특히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연기상을 수상하였던 배우 최희진이 선보이는 아멜리아 역과 연극 ‘금조이야기’의 ‘금조’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현길이 장관 역을 맡아 어떤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극 중 인물의 행동을 관객들에게 납득하려하기보다 찰나에 드러나는 인간의 아름답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적나라하게 전시하려는 본 공연의 티켓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인터파크 티켓, 플레이티켓 등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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