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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웅본색 박민성, 작년보다 더 나은 한해를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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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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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0일(월) 종로구 한 카페에서 배우 박민성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릴 적 어른들의 옆에서 곁눈질로 영화 영웅본색을 접했던 그는 이번에 뮤지컬 제작에 참여하게 되며 다시 영화를 보며 자세히 봤다는 이야기로 많은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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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역을 맡게 되며
처음에 부담이 많이 됐다. 멋있지 않은 사람이 멋있음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부담스럽다. 주윤발이 표현했던 마크라는 상징적인 인물을 표현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뮤지컬이지만 이것을 내가 과연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결과 나다움을 보여주자. 주윤발의 마크를 따라하거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극대치를 보여주고, 적재적소의 감정이나 모션, 넘버들의 표현을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며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했다. 초반 등장 장면은 음악이 힘을 실어준다.

 

영화의 장면이 뮤지컬로 옮겨지며
뮤지컬에서는 장면 전환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영상과 조명과 음향 등 대도구와 소도구들을 사용하여 과하지 않은 전환으로 한 넘버 안에 집약을 해 놓았다. 사실 그게 너무 신기했고, 그게 그대로 구현이 되고 재현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 마지막에 방점을 찍는 총 한 발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이게 이루어지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총기 사용도 음향으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장감 유지를 위해서 공포탄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총을 다루는 게 어려웠지만 계속 연습을 하다보니 많이 익숙해졌고, 자연스러워졌다.

 

같은 역인 다른 배우와의 호흡
대철이 형(배우 최대철)이 많이 도와달라 했는데 도와줄 것 없이 프로페셔널하게 잘 하더라. 넘버가 대사이다 보니 적절하게 버무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과하거나 보완해야 하는 것들은 연출님 하에 잘 조율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누가 하는 것을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몸을 많이 쓰는 역을 계속 맡아오고 있는데
벤허 초연에서 전차에서 넉마하며 자리를 절었던 것부터 프랑켄슈타인에서 빅터가 쏜 총알 때문에 2막부터 계속 다리를 절고 다녔으며 벙커 트릴로지에서도 총탄에 맞으며 다리를 절고 다녔다. 이번에 벤허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영웅본색에서도 다리를 저는 연기를 하고 있기에 익숙해진 상태이다. 신체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쓰이는 게, 4살 때 아버지가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다니는데 공연을 매번 보러 오시는데, 당신이 보시기에 어떠실까 여쭤본 적은 없지만 마음이 쓰인다. 캐릭터로서 집중을 하는 것이기에 몸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은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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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호 역의 넘버 가이드 음원 녹음을 했는데
OST나 가이드 음원 녹음은 영광이다. 다른 누군가가 하지 않은 것을 먼저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 역을 하지 않았기에 부를 수 없는 곡이 될 수도 있는 것인데 그걸 통해서 그 곡의 매력을 내가 알 수도 있는 것이고, 내 목소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 곡이 어필이 된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크에게 성냥개비란
마크가 멋부리는 행동인데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성냥을 물고 노래를 하는데, 노래를 편하게 부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냥에 신경을 써야하기에 발성을 조금 바꿔서 티 안 나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자호X자걸 형제와 자호X마크의 의리는 어떤 모습인가
친형제와의 우애 관계와 의형제와의 의리는 다르다고 생각을 한다. 대신 죽으러 가야지 하고 가는 것은 아니다. 의리 하나로 가서 싸우다 보니 어쩌다 죽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의리가 형제애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크가 자호에게 의리를 가지게 되는 장면은 단편적으로 술 한 병 대신 마셔주는 것으로만 표현되고 있긴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서브텍스트를 만든다. 위스키 한 병을 스트레이트로 마셔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식도가 타들어가는 느낌일텐데, 그것을 벌컥벌컥 마셨다는 것은 보통의 강단이 아니면 힘든 것일 것이다. 12년이 넘도록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을 것이고, 수차례 그런 일들의 연속선상으로 그 사람 덕에 목숨을 여러 차례 건졌기 때문에 그런 의리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마크의 성격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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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한다면
레트로 혹은 누아르, 남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 없이 영화 한 편 본다는 생각으로 왔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의 형제 얘기일 수도 있고, 티브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직이나 범죄에 비하면 많이 축소되어 있고 완화되어 있는 편이다. 총성이 난무하고 집단 싸움이 있긴 하지만 바른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남자들 간의 우정, 형제간의 일 등 여러 가지가 집합되어 있으니 영화 한 편 보듯이 봐 주시면 좋겠다.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 세대와 함께 킬링타임 용으로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9년을 마무리하며
올해 다섯 작품을 했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열심히 산 것 같다. 뜻깊은 작업도 많이 했고, 배우로 생활하며 처음으로 연극에도 도전을 했었다. 감사한 한 해였다. 열심히 살았지만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만족하지는 못한다. 내년에는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살고 싶다. 내년 이맘때쯤 돌아봤을 때 작년보다 나은 올 한 해를 살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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