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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임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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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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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선과 악의 경계라는 묵직한 주제를 친부 살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해 흥미롭게 풀어낸 뮤지컬 <블루레인>이 지난 8월 막을 올렸다. 고아원에서 자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가진 해맑은 청년으로 루키페르 저택의 하인으로 일하며 루크를 동경하고 엠마를 따르는 ‘사일러스’ 역으로 열연중인 배우 임강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뮤지컬 <블루레인>에서 ‘사일러스’ 역을 맡은 배우 임강성이라고 합니다.

 

Q. 이 공연을 선택하게 된 이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 한 미스터리 한 극이라 해서 대본을 읽었는데 재밌었다. 사일러스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배우라는 직업은 연출적인 눈도 중요하지만 텍스트를 정확히 표현해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흥미롭고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Q. 사일러스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선택했다고 하는데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
내가 이 작품의 이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역량을 발휘했을 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인가 하는 선에서 생각을 많이 해 본다.

 

사일러스 임강성.jpg

 뮤지컬 블루레인 공연 장면[사진제공=C101(씨워너원)]

  

Q. 원작을 읽어보았는가?
아직 읽어보진 않았다. 작품이 공연 중인데 읽게 되면, 지금 구축해놓은 캐릭터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공연이 끝나고 나면 읽어볼 생각이다.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연출님과 주호형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야한다고 생각했다.


Q. 뮤지컬 <블루레인>에서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지?
재공연이 올라가고 감사하게도 다시 불러주신다면, 사일러스를 다시 하고 싶다. 사일러스라는 아이에게 연민이 많이 느껴진다. 가끔 '존 루키페르'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사람들을 뒤에서 가지고 노는 것 같은 장면을 보며,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존' 역을 하기엔 외모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Q. 가장 어린 역인데, 본인보다 어린 배우들에게 형이라고 하는 기분?
나이, 터울에 대한 개념이 없는 편이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 중에 20대 중반인 친구들도 많고, '나보다 동생들인데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은 없었다. 병근이나 주광이는 덩치도 크고 듬직해서 그들 보다 어린 역을 하는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지켜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지켜주진 않지만..(웃음)

 

Q. 후반부 감정, 체력 소모가 클 것 같은데 자기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조환지 배우와도 얘기를 해봤는데 노하우가 생길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사일러스가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서 하지 않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캐릭터에 대한 타당성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행동을 취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한다.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운동도 힘들다.

 

Q. 추리극의 느낌으로 흥미있게 본다는 평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추리극은 아니라 생각한다.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인간인 우리는 선과 악을 모두 명확히 구분해서 선택할 수 있는가. 인간인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들에 타당성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선인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뒤에 반전 아닌 반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보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선과 악, 그 경계에서 인간은 언제나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게 가장 큰 부분인 것 같다.

 

Q.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 엠마가 존을 두둔해서 방관하는 악인으로 보인다는 평도 있다.

   작품 안에서 존을 제외하고 누가 가장 악이라고 생각하는가?
제 생각엔 엠마는 그 집에서 최선을 다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진 수모와 갖은 모욕과 폭력에 시달렸을 것이다. 엠마가 그 집에서 계속 버티고, 아이들을 위로해주는 것이 엠마에게 최선이 아니었을까. 과연 그가 방관한 것일까. 엠마는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 한 것이라 생각한다. 테오와 루크가 집을 나갔어도 언젠가 돌아올것이라 생각하고 버텼을 것이다. 많은 것들을 견뎠을 것이라 생각한다. 악은 사일러스 쪽에 무게가 실렸을거라 생각한다. 본인은 타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보편적인 타당성이라고 생각하기엔 어려운 부분이다. 테오와 루크, 헤이든도 상종못할 인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행에 옮긴 것은 사일러스이고,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는 존과 맞물려 있지 않은가 싶다.

 

Q. 공연에서 크게 보여지는 부분이 없는데 테오를 싫어하고 루크를 동경하는 이유는?

사일러스 입장에서 테오는 무책임해 보였을 것이다. 형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두고 집을 나가버리고, 여자와 돈 문제로 집을 시끄럽게 만들고. 결핍에 계속 노출되며 자라왔던 아이이기 때문에 루크에 대한 동경은, 그런 집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구원할 수도 혹은 심판할 수도 있는 법이라는 것을 다루는 사회적 성공을 거둔 것을 보며 자라난 감정일 것이다. 사일러스는 결핍이 많은 인물이기 때문에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특히 루크에 대한 존경심이 높아졌을 것이다.

 

Q. 가장 좋아하는 장면
'그림자'라는 넘버의 장면이다. 그림자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았던 사일러스의 자아가 확고해지고 커지는 장면이라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Q. 연습 시 어려웠던 점
대본을 봤을 때 '후반에 몰아쳐야되겠구나' 싶긴 했는데, 이 정도의 에너지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그렇지만 배우들에게 묘하게 이상한 점이 있는데, 그런 장면을 해내고나면 거기에서 오는 쾌감이 있다.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될 지언정 그 순간만큼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이 작품의 메시지.

'표류해' 라는 가사가 있다. 이 극이 보여주는 바가 있는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생이라는 파도에 배 하나를 띄웠는데 내가 어디로 가고자 키를 잡아도 바람이 더 거세게 부는 방향으로 배는 가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놔둘 수는 없기에 항상 고민하고 항상 더 옳은 부분을 선택하고자 노력을 하지 않나. 메시지라기 보다는 표류한다는 표현에 공감이 많이 됐다. 인생이 그냥 흘러가는 것 같지만 어쨋든 선택을 해야만하고, 과연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선인가 악인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더 나은 선택을 해야하지 않나. 더 나쁜 것, 더 안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을 위한 마음, 관계라는 것이 계속 표류하는 인생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 같다. 

 

Q.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지 않는 단어들이 있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제가 특이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대본에 쓰여져있는 단어들이 이해가 된다면 그대로 충실하게 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요즘 매체들이 다양해지고 편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무대 언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서 오는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Q. SNS에 흔히 말하는 새벽 감성의 사진과 글을 작성한다고 하던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놓는 것들도 있다.

시노리오 같은 작업들을 구상하기도 하고 써 보기도 한다. 작성한 글을 공연 혹은 독립 영화 등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부분은 있다. 배우들에겐 감정만 휘몰아치는 것보다는 조금 냉정하게 생각하고 보는 연출적인 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매체, 형태로 나오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은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어떤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어떤 작품을 만든다고 할 때 '이 사람이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하는 느낌이면 좋을 것 같다.

17살에 연기자로 데뷔를 했다. 그 당시에는 멋모르고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활동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점점 연기나 음악에 대해 알아가고, 진지해지며 깊어지자 생기는 마음은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더 쉬운 것, 더 편한 것 이런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대사 한 마디를 뱉어내는 것이 더 소중하고 어려워졌다.

잘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도 멋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제일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것 같다.

다른 배우들과 잘 협업이 되어 녹아드는게 가장 멋있는 것 같다.

 

IMG_6042.jpg

  

뮤지컬 <블루레인>은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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